미술과 디자인

옛날 사람들은 상상해서 그렸을까? 그림 창작에 대한 생각

overgrown 2021. 1. 1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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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람들은 상상해서 그렸을까? 그림 창작에 대한 생각

 

옛날 사람들은 '어떠한' 것을 보고 그림을 그렸을까? 항상 궁금했다.

그냥 상상해서 그렸을까. 아니면 직접 본 것을 그린 것일까.

 

구석기시대, 오래전 사람들의 벽화를 보면 신기하고 독특하다고 느껴진다. 심지어 지금 봐도 그 형태나 표현방법이 꽤나 개성 있다. 기원전 13000년 경의 벽화인데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 시절 사람들은 단순히 사냥하고 의식주만을 위한, 그런 삶을 살았을 것 같은데, 동굴 벽에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것도 주거지에서 떨어진 굴속의 좁은 통로에서 발견되었다니.. 단지 취미생활이었을까.

그런데 특이한 점은 2000여 개 그림 중 기하학적 모형과 900개의 '야생동물'만 등장했다고 한다. (말, 들소, 뿔 달린 사슴, 곰, 코뿔소 등등)

알고 보니 동굴이 제사의식을 했던 교회나 성당. 즉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제단 역할을 한 장소여서 그런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는 미술학자들의 견해이다.(역시 단순한 취미생활이 아니었던 것이다.)

 

라스토 동굴벽화-수소들의 전당
라스코 동굴벽화-수소들의 전당

'수소들의 전당'- 라스코 동굴 벽화에 보이는 동물 그림으로 2m나 되는 높은 천장에 그린 것이다. 어디에 올라가서 힘들게 벽화 작업을 했을 모습이 상상이 된다. 심지어 그때는 손전등이 아니라 불을 켜 들고... 그 당시 동굴 미술을 그렸던 화가들은 주로 사냥할 때 동물들이 도망치는 모습을 그렸다. 벽에서 곧바로 튀어나올 듯한 사실적인 생동감, 역동성 그리고 날렵함을 표현함과 동시에 곧 자신의 운명이 끝날 것이라는 '심리적 불안'을 표현했다. 그 당시 무언가를 그린 것도 신기한데 여기에 '감정'까지 담은 것이다.

 

여기서 과연 동물들을 직접 보고 그렸을까? 당연히 사냥할 때 봤던 동물들을 '기억'하고 있다가 그렸을 것이다. 생동감 있는 사실적인 표현을 했다는 것은 동물의 움직임을 오랫동안 '관찰'했을 것 같다. 거기에다 상상력을 가미해서 동물들의 감정까지 담아내지 않았을까..

 

● 그림을 창작한다는 건

무엇이든 안 본 것을 그릴 수 없기에 옛 동굴 미술 화가들의 벽화를 보고 나름 위안 삼아진다. 결국 그림을 창작하는 건 많이 관찰하고 그것들을 기억했다가 조합해서 표현한 것이라 '많은 연습과 관찰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레 머릿속에서 해석되어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 같다. 창작의 방법은 결국엔 안 보고 슥슥 그릴 수 있을 때까지 무한히 연습하는 것. 또한 많이 모작해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고, 한 장의 그림을 계속 따라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기억해놓기 위해서.

 

김정기-슈퍼엠 호랑이 드로잉
김정기- superM '호랑이' 라이브 드로잉

앞에서 기원전 13000-10000년 경 라스코 동굴의 동물 벽화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위의 사진은 라스코 동굴벽화처럼 생동감 있는 그림이다. 검은 선 하나로 그린 그림은 압도적인 느낌을 준다. '라이브 드로잉'으로 유명한 김정기 일러스트레이터는 대형 크기의 종이에 밑그림 작업 없이 펜 하나로 거침없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이다. 무수히 관찰하고 연습한 내공 덕분인지 참고자료 없이 머릿속에 있는 것을 바로바로 그려낸다.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 인체 표현이 매우 정확하고, 정밀하고 섬세한 그림을 그린다. 그림 창작의 팁은 '머릿속에 이미지를 기억하고 손에 익을 때까지 계속 연습'하라고 한다.

2020년에 sm 아이돌 그룹 슈퍼엠(SuperM)과 콜라보 작업을 한 '호랑이(Tiger Inside)' 라이브 드로잉을 했다. 위의 호랑이 그림을 보면 작가 머릿속의 이미지를 조합해서 상상력을 가미시켜 표현한 것이다. 호랑이의 다양한 포즈들에서 역동성과 생동감이 느껴지고, 그림 안에 스토리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역시나 김정기 작가도 이미 본 것을 기억하고, 많이 그려보고, 계속 그려본 것이었다.

 

 

 


 

정리

1. 관찰을 많이 하고 따라 그려 본다.

2. 그림 자료를 서치하고 많이 수집한다. 

3. 모작도 많이 한다. 여러 번 손에 익을 때까지.

4. 하나의 그림을 계속 따라 그린다.

5. 기억해둔다.

6. 쌓아둔 것을 머릿속에서 조합해 내 스타일로 그려본다(+스토리를 넣는다.)

7. 매일 꾸준히 계속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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